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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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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 말(馬)에 관해 이야기 하다 <한국마사회.

- 연암 박지원, 말(馬)에 관해 이야기 하다. -

연암 박지원은 조선후기 문신이자 학자이며 북학의 대표적인 학자로 유명한 인물이죠. 박지원은 소설, 문학이론, 철학, 경세학 등 광범위하게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특히 연암 박지원 선생은 허생전, 열하일기 등의 저자로 세태를 비판하고, 태만한 양반들에게 거침없는 질책을 했습니다. 박지원의 호인 연암이라는 것은 당시 홍국영과 사이가 좋지 않아 화를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황해도 근처에 있는 연암 골짜기로 몸을 피해 가족과 함께 머물게 됩니다. 이때부터 연암이라는 호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연암 박지원 선생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중 오늘은 말(馬)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馬이야기를 듣다

첫째로 한심한 일
우리나라가 이토록 가난한 것은 대체로 목축이 제대로 못한 까닭이다. 우니라나에서 목장이라야 가장 큰 곳으로 다만 탐라가 있을 뿐인데, 그 곳의 말들은 모두 원 세조가 방목한 종자로서 4,5백 년을 두고 내려오면서 종자를 한 번도 갈지 않고 보니, 비록 애초에는 용매(준마, 신마와 같이 우수한 종자일지라도 마침내는 관단)과 같은 꼬마말이 될 것은, 이치에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과하와 관단을 대궐 지키는 장사들에게까지 내주니, 고금 천하에 이런 느림뱅이와 꼬마말을 타고 적진을 향하여 달리는 꼴이 어디 있을 일인가.”

둘째로 한심한 일
대궐 안에서 먹이는 말로부터 장수들이 타는 말에 이르기까지 토산 말이란 하나도 볼 수 없고, 모두가 요동/심양 등지로부터 사서 들인 말들로서, 한 해에 새로 생기는 말이라고는 네댓 필에 지나지 않는 형편이니, 만일 요동/심양 길이 끊어지는 날이면 어디에서 또 말을 얻을 것인가.

셋째로 한심한 일
임금이 거둥할 때 배종하는 반열에는 백관들이 말을 많이 빌려 타기도 하고, 혹은 나귀를 타고도 임금의 뒤를 따르게 되어, 이 꼴로서는 위의를 갖추지 못하게 되니 한심하다.

넷째로 한심한 일
문신들로서 초헌을 탈 수 있는 자 이상은 말을 탈 일도 없고, 또 말을 집 안에서 먹이기도 어려워서 탈 것을 없애 버리고, 자제들이 걷지 않으려고 겨우 작은 나귀나 한 마리쯤 먹이게 된다. 옛날에는 백 리의 강토에 불과한 나라라도 대부쯤 되면 타는 수레 열 대쯤은 가지는 법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로 말한다면 둘레가 몇천 리나 되는 나라로써 경.상 급쯤 된다면 타는 수레 백 대쯤씩은 갖추어야만 할 것이거능, 이제 우리나라 대부의 집안에서 수레 열 대는 그만두고라도 단 두 대인들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다섯째로 한심한 일
삼영의 초관들은 다들 백 명 졸개의 장이 되는 터에 말 한 필을 가질 형세가 못 되고 보니, 한달에도 세 번씩 치르는 훈련에는 임시로 삯말을 내어 타게 된다. 삯말을 타고 전쟁에 나간다는 소리는 아에 이웃 나라에 들릴 수 없는 창피이다.

여섯째로 한심한 일
서울 영문에 있는 장수들이 이러할 바에야 팔도에 나누어 둔 기병들이란 이름만 남고 실상은 없을 것은 이로써도 뻔한 일일 것이다.

일곱째로 한심한 일
국내에 있는 역말들이란 모두가 토산 말들로서 그 중에서 좀 낫다는 놈이라도 한 번 사신 손님이 라도 치르고 나면 죽거나 병이 들고 만다. 왜냐하면 그런 사신 손니믈이 타는 쌍가마가 잔뜩 무거운데다가 네 명의 교군은 으레 말에다가 몸을 싣듯이 양 옆에 붙어서 탄 사람이 까불려 흔들리지 못하도록 가마채를 붙잡고 간다. 말 등에 실린 짐이 이토록 무거우니 말은 짐을 피하듯이 빨리 안 달릴 수 없게 되었고, 달릴수록 짐은 더욱 눌려지기 때문에 말이 죽지 않으면 병이 든다는 것이다. 죽은 말이 날로 불어나니 따라서 말 값은 뛰어오른다.

연암 박지원 선생이 말했던 馬관련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당시의 상황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시 말
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열악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 이였습니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