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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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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유묵 (家藏遺墨)

가장유묵 (家藏遺墨)
1685年頃(肅宗年間), 1帖(36面), 紙本墨書, 21.5×35cm

朴泰維·朴泰輔 형제의 필첩. 표지 내면에「潘南世家」「朴弼基印」「敬休」등 박필기의 인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영조연간에 朴弼基가 성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필기는 박태유의 아들로 그 역시 명필로 이름이 높았고, 현재 西溪宗宅에 소장된 필첩류의 대분분은 그가 성첩한 것이다. 이 필첩에는 주로 兄弟·宦友·士友간에 唱酬·和答한 시고가 수록되어 있는데, 시기적으로는 1681년에서 1685년 사이에 집중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촛점을 이루는 것은 역시 泰維·泰輔 형제가 壎唱篪和하는 형태의 詩稿일 것이다. 예컨대「次上日韻酬士元」(朴泰維作),「次韻敬酬舍兄翰苑書懷之作」(朴泰輔作),「見士元和示三章讀之若沉痾去體遂復次以寄之」(朴泰維作),「復用前韻書懷」(朴泰維作),「次兄主鳴字韻」(朴泰輔作) 등이 바로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박태유·태보 형제는 한국서예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들인데, 여기서 잠시 안진경체와 관련하여 이들 형제의 서예사적 위치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박태유 형제가 활동하던 17세기 중후반의 한국의 서예사는 조선전기 이래로 趙孟頫의 松雪體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태유·태보 형제는 이러한 풍토에서 안진경체의 유행을 주도하며 당시의 서풍을 일신시킨 주역들이었다. 사실 안진경체는 이들 형제의 외삼촌인 南九萬, 崔錫鼎을 중심으로 유행의 조짐을 보이다 태유·태보 형제에 이르러 서예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이다. 특히 태유는 그 선구자로서 그로 인해「魯公帖」의 값이 올랐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아우 태보 역시도 태유의 家狀에서,

「선초에 글씨를 배우는 자가 모두 趙孟頫(松雪)를 본받았고, 지금에 와서는 다시 韓濩(石峯)를 숭상하여 글씨의 체격이 낮아졌는데, 공이 비로소 顔魯公의 글씨를 배워 이를 현창하였으니 한 때의 글자체가 크게 변하게 되었다」(『定齋集』卷4,「朝鮮故通訓大夫行司憲府持平朴君泰維家狀」)

고 하여 박태유를 일시의 서풍을 변전시킨 대가로 칭송해마지 않았다. 박태유가 안진경체의 연마에 바친 노력상은「西溪宗宅寄託典籍」속에 들어 있는 안진경필첩의 대표격인 ｢中興頌｣·｢東方朔畵贊碑｣의 소장 사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참고로 서계종택「藏書目錄」을 통해 박태유가 서예 연마를 위해 소장했던 法帖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白沙書蹟｣(1卷), ｢魯西筆蹟｣(1卷), ｢望雲亭帖｣(1卷), ｢寶墨｣(1卷), ｢白石書｣(1卷), ｢列聖御筆｣(1卷), ｢宣廟御筆｣(1卷), ｢唐文皇書｣(1卷), ｢申平城碑｣(2卷), ｢申成川墓碣｣(2卷), ｢申主簿碑書｣(1卷), ｢篆書｣(1卷), ｢宛溪帖｣(1卷), ｢同學帖｣(1卷), ｢慶隱神道碑｣(1卷), ｢白月塔碑｣(1卷), ｢金生書｣(1卷), ｢平濟碑｣(1卷), ｢中興頌｣(2卷), ｢釣隱詞｣(1卷), ｢雪菴兵衛三｣(1卷), ｢坦然書｣(1卷), ｢曼倩畵贊｣(1卷), ｢林將軍碑｣(1卷), ｢金剛畵帖｣(1卷), ｢淳化法帖｣(10卷), ｢聖敎序｣(2卷), ｢樂毅論｣(1卷), ｢麟角寺碑｣(1卷), ｢松雪帖｣(1卷), ｢蘭亭眞蹟｣(1卷), ｢黃庭經｣(1卷), ｢黃庭樂毅論｣(1卷), ｢遺敎經眞本｣(1卷), ｢朱之蕃眞蹟｣(1卷), ｢弊廬帖｣(1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