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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 | | 박찬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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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휘권상하 휘태두 묘갈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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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郡守) 박공(朴公) 태두(泰斗) 묘갈명 병서
을묘년(1675, 숙종1)을 당하여 여러 간흉들이 국정을 잡자, 예론(禮論)에 가탁하여 화(禍)를 얽어 만들었다. 그리하여 우재(尤齋) 송 선생(宋先生)이 효종(孝宗)을 폄하(貶下)하였다 하여, 이미 먼 지방에다 안치시키고 또 기어이 극형을 가하고자 하였다.
이에 박공 태두(朴公泰斗)가 장보(章甫) 수백 명을 거느리고 대궐에 엎드려 억울함을 하소연하였으며, 아울러 간흉들의 정상을 지적하였는데, 말씀이 심히 통렬하고 간절하였다. 이때 화의 불길이 막 타오르고 있어서 화를 입는 것이 순식간에 달려 있었다. 그리하여 감히 한마디라도 말하여 선생을 구원하는 자가 있으면 곧 귀양을 가거나 곤장을 맞는 형벌을 당하곤 하였다. 이에 사기(士氣)가 크게 꺾이고 저상하여 모두가 당황하였는데, 공은 홀로 두려워하지 않고 의연히 여러 선비들의 선두에 서서 상소를 올리고는 행장(行裝)을 재촉하여 유배 명령이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소문이 올려지자, 상은 공을 크게 벌주지 아니하고 다만 과거에 응시하는 것을 정지하도록 명하였다. 공이 이번 일을 한 것은 결단코 한번 죽음으로써 사문(斯文)의 화를 구원하려고 한 것인데, 일이 이에 그치고 말았다. 이는 처음에 이렇게 될 것을 미리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경신년에 다시 교화가 펴지자, 공은 벼슬길에 나아가 사산 감역(四山監役)이 되었으며, 녹훈도감 감조관(錄勳都監監造官)으로 충원되었다. 이 공로로 6품직으로 승진되어 사복시 주부(司僕寺主簿)가 되었으며, 임술년에 태인 현감으로 나갔는데 하찮은 일로 체직되었다가 다서 서용되어 장악원 주부가 되었다.
갑자년에 명성대비(明聖大妃)가 승하하자, 도감 낭관이 되었다가 군자 판관(軍資判官)으로 옮겼으며, 곧바로 문화 현령(文化縣令)에 제수되었는데, 얼마 후 치적이 특이함으로 인하여 온양 군수로 승진되었다. 정묘년에 병으로 체직되어 집에서 6, 7년 동안 있었는데, 문을 닫고 신병을 요양하였다.
갑술년에 고양 군수가 되었으나 또다시 병으로 벼슬을 버리고 돌아와 수개월 만에 정침에서 별세하니, 때는 병자년(1696, 숙종22) 1월 21일 무인일이었다. 향년은 60세이다. 그해 3월 16일 안산군(安山郡) 서쪽 해좌(亥坐)의 산에 안장하니, 선영을 따른 것이었다.
공의 자는 희문(希文)이요, 또 하나의 자는 백첨(伯瞻)이다. 공은 신채(神采)가 정명(精明)하고 또 기국과 도량이 영명하고 강하였으며, 일을 당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결단하여 범할 수 없는 점이 있었으나 끝내는 또한 인서(仁恕)로 돌아왔다. 선을 좋아하고 악한 자들을 미워하였으며, 세상을 걱정하고 강개하는 것이 항상 천성에서 나왔다.
을묘사화에 이공 세필(李公世弼)이 먼저 견책을 받고 유배를 가자, 공은 교외에서 전송하며 술을 따라 작별하고 말하기를 “그대는 잘 가시오. 내 마땅히 그대의 뒤를 이어 일어날 것이니, 나도 장차 함께 영해(嶺海)의 밖에 있게 될 것이오.” 하였다. 이에 사론(士論)이 매우 장하게 여겨 마침내 공을 소두(疏頭)로 삼았다.
공은 특히 내면 수행에 독실하여 부모를 섬김에 사랑과 공경을 다하였다. 부모가 병환이 있어 시탕(侍湯)하게 되면 밤에 반드시 북극성에 기도하였으며, 전후 집상(執喪)할 때에 모두 지나치게 슬퍼한다고 소문이 났었다. 소상(小祥)이 지나고서야 채소와 과일을 먹었다. 선조를 받들어 제사함에 정성과 예가 모두 지극하였다. 명절과 제향에는 신위(神位) 앞에서 오르고 내리며 무릎 꿇고 절하는 것이 질서정연하여 차례가 있었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오면 반드시 꼿꼿이 서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래로 노비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숙연히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하였다. 날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사당에 알현하여, 질병이 있지 않으면 한 번도 그만두지 않았다.
자매와 여러 아우들과 우애가 깊고 돈독하였다. 막내 아우가 일찍 기이한 병에 걸리자, 공은 간곡히 어루만지고 간호하기를 자모(慈母)가 어린 아들을 대하듯이 하였으며, 여섯째 아우가 재주가 있었으나 일찍이 세상을 뜨자, 공은 심히 애통해하고는 집을 장만하여 과부된 제수와 어린아이들을 살게 하였으며, 그의 두 딸을 자기가 낳은 자식과 같이 돌보아 출가시켰다.
서증조모(庶曾祖母)인 고씨(高氏)가 늙어서도 병이 없었는데, 공은 날마다 가서 문안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의 아들 사(㴲)가 어질고 문장을 잘하였는데, 공은 그의 곤궁함을 민망히 여겨 한집에서 함께 살았다. 그가 병들자 공은 몸소 약을 지어 주었고, 별세하자 수의(襚衣)와 이불, 관을 장만하는 비용을 한결같이 모두 자신이 마련하였으며, 어린아이들이 돌아갈 곳이 없자 또 집을 지어 주었다.
공은 이것을 미루어 종족들에게까지 미쳐 한결같이 정성으로 대하였으며, 높은 항렬에 대해서는 비록 연치(年齒)가 서로 비슷하거나 혹은 낮은 자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뜰에 내려가 맞이하고 전송하여 공손히 하였다. 또한 부음(訃音)을 들으면 그때마다 여러 날 동안 고기를 먹지 않고 소식(素食)하여 항상 이렇게 하였으며, 복(服)의 있고 없음을 따지지 않았다.
성품이 또한 검소하여 의복과 집기를 하나도 진귀한 물건으로 하지 않으니 보는 자들은 공이 양반집 자제인 줄을 몰랐다. 관청에 있을 때에는 일을 다스리고 결단하기를 엄하고 분명히 하였으며, 은혜와 신의가 두루 흡족하였다. 굶주린 자들을 구휼하고 도둑들을 대비함에 모두 뛰어난 방략(方略)이 있었으나, 공은 본래 재주를 자랑하고 명예를 사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에 이르는 곳마다 비록 혁혁한 명성은 없었지만 떠나고 나면 백성들이 공의 은덕을 그리워하곤 하였다.
공은 젊어서 일찍이 위기지학(爲己之學)에 뜻을 두니, 종숙부(從叔父)인 현석공(玄石公 박세채(朴世采))이 기뻐하고 매우 칭찬하였다. 공은 비록 상을 당하고 병이 있어 그 뜻을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공이 평소 한 일을 살펴보면 집에 있을 때와 관청에 부임해 있을 때에 도리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 적었다. 공은 일찍이 이르기를 “학문이란 꼭 고상하게 성명(性命)을 논하는 것만이 아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일을 당하여 그릇된 짓을 하지 않는다면 바로 이것이 학문이다.” 하였으니, 이는 행실을 앞세우는 말씀이었다.
공은 나주인(羅州人)이니, 반남 선생(潘南先生) 문정공 상충(文正公尙衷)의 후손이며, 야천 선생(冶川先生) 문강공 소(文康公紹)의 5대손이다. 증조의 휘는 동량(東亮)인데, 판부사(判府事)로 금계군(錦溪君)에 봉해졌는바, 선조조(宣祖朝)의 명신(名臣)이다. 조고의 휘는 미(瀰)인데 금양군(錦陽君)으로 정안옹주(貞安翁主)에게 장가들었으며 문장과 절행(節行)이 당시에 추앙을 받았다. 선고의 휘는 세교(世橋)인데, 장악원 첨정으로 좌승지에 추증되었으며, 선비는 전의 이씨(全義李氏)로 정랑 이석기(李碩基)의 따님이요, 청강공(淸江公) 이제신(李濟臣)의 증손녀이다.
공의 선취(先娶)는 풍양 조씨(豊壤趙氏)로 진사 조내양(趙來陽)의 따님이며, 포저(浦渚 조익(趙翼)) 문효공(文孝公)의 딸인데, 여사(女士)라는 칭찬을 받았다. 현석(玄石)이 묘지명을 찬하였으며, 공의 묘소 왼쪽 산기슭에 장례하였다. 1남 3녀를 두었는데, 아들 필하(弼夏)는 참봉이며, 사위는 이명진(李明晉)과 진사 유복기(兪復基)와 부사 윤택(尹澤)이다.
후취(後娶)는 영월 신씨(寧越辛氏)로 현감 신훤(辛暅)의 따님이며, 대사헌 신경진(辛慶晉)의 증손인데, 별도로 이분에 대한 글이 있으며, 공의 묘소 오른쪽 산기슭에 장례하였다. 1남 1녀를 두었는데, 아들 필주(弼周)는 추천으로 시강원 자의(侍講院諮議)에 임명되었으며, 딸은 참봉 유학기(兪學基)에게 출가하였다.
필하의 아들은 수찬(修撰) 사익(師益)과 사설(師卨)과 한림 사성(師聖)과 사형(師衡)이며, 딸은 윤식(尹湜)과 이세신(李世臣)과 윤득문(尹得文)에게 출가하였다. 이명진은 양자를 두었는데 하제(夏濟)이며, 유복기의 딸은 이의상(李倚相)에게 출가하였다. 윤택의 아들은 득항(得恒)과 득겸(得謙)과 득진(得晉)이며, 딸은 이현보(李顯輔)와 김원겸(金元謙)에게 출가하였다. 유학기의 아들은 언경(彦鏡)과 언용(彦鏞)이며, 딸은 어리다.
아, 금양공(錦陽公)은 높은 명망과 뛰어난 문장이 있었는데, 부마가 되었기 때문에 벼슬길이 막혀서 그 포부의 만분의 일도 펴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마치 복을 남겨 두어 후세 사람들을 기다린 듯하며, 첨정공 역시 그 보답을 다 받지 못하였다. 공 또한 뛰어난 재주를 품고 있어 문장은 충분히 과거에 급제할 만하며, 언론은 충분히 간쟁에 대비할 만하며, 계책과 식견은 족히 훌륭한 사공(事功)을 세울 수 있는데도 또한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고 낮은 지위에 머물러 있었으며 수명도 길지 못하였으니, 이 어찌 운명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지금 자의군(諮議君)은 학행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으며, 수찬 형제는 또 서로 이어 벼슬길에 올라 사림의 추앙을 받고 있으니, 하늘의 보시(報施)가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나는 미처 공과 종유(從遊)하지는 못하였으나 일찍이 사우(士友)들 사이에서 공의 뛰어난 풍도를 듣고 존경하고 사모했었는데, 이제 수찬이 와서 묘갈명을 요청하니, 어찌 감히 문장을 하지 못한다 하여 사양할 수 있겠는가. 다음과 같이 명한다.
사문이 양구에 처하니 / 斯文陽九
화가 망극하게 되었네 / 禍焰罔極
공이 용의 턱밑에 있는 비늘을 치니 / 公批頷鱗
간신들이 넋을 잃었네 / 姦壬褫魄
창상이 많이도 변하였으나 / 滄桑百變
공의 지킴은 더욱 견고하니 / 公守彌堅
저 반복무쌍한 자들 / 彼反復者
어찌 얼굴에 부끄러워하지 않겠는가 / 寧不汗顔
늘 푸르른 것은 오직 소나무요 / 後凋唯松
불타지 않는 것은 옥뿐이네 / 不燼者玉
아름답고도 뛰어난 재주 있었으니 / 美且脩能
진도가 마땅히 열려야 할 터인데 / 進塗宜闢
지위가 덕에 걸맞지 못하니 / 位不稱德
사림들은 길이 서글퍼 하였네 / 士林永傷
남은 경사가 바야흐로 성하니 / 餘慶方來
수불이 휘황찬란하네 / 繡黻煌煌
[주D-001]용의 …… 치니 : 신하가 직간(直諫)을 하다가 군주의 노여움을 범하는 것을 말한다. 《한비자(韓非子)》 세난(說難)에 “용은 평소에 순하여 길들일 수 있으나 턱 밑에 있는 역린(逆鱗)을 건드리면 갑자기 성을 내어 화를 당한다.” 하였는데, 용은 군주를 상징하므로 이렇게 비유한 군수(郡守) 박공(朴公) 태두(泰斗) 묘갈명 병서
수단요원 은 해석문 원문 모두 대조 해 보시기 바람 고전 번역원 해석문임 원문은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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