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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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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의 녹봉

조선후기 유명한 학자 박지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나제나 관리들이 모이면 직책에 대한 이야기 못지 않게 봉급을 화제로 올리게 마련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박지원은 사람들이 지방 수령의 봉록을 화제로 삼아 어느 고을이 많고 어느 고을이 적다는 등 서로 비교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잠자코 있었다.

1800년-1년 사이 양양부사를 지냈는데 이를 그만두고 돌아온 뒤 이웃에 사는 여러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하였다. 모두들 이전에 자기가 다스리던 고을 봉록의 많고 적음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다가 박지원에게 양양은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박지원은 천연스레 1만 2천냥을 받았다고 말하였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정말이냐고 물었고 박지원은 그렇다고 답하였다. 모두들 반신반의하며 자세히 말해보라고 재촉하였다. 박지원은 이렇게 말하였다.

"바다와 산의 빼어난 경치가 1만냥 가치는 되고 녹봉이 2천냥이니, 넉넉히 금강산 1만 2천봉과 겨룰 만하지 않소!"

낙산 등 동해안의 경치와 설악과 같은 뛰어난 산을 가진 곳에서 수령노릇한 것만으로도 액수로 따질 수 없는 즐거움을 누렸다고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봉록을 화제삼는 모습에 일침을 가했다고도 하겠다.

(과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