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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항렬표 읽기 - 퍼온글

<오후여담>
항렬표 읽기

항렬(行列)은 혈족의 방계(傍系)에 대한 대수(代數) 관계를 표시하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대전에서 40대 두 남자가 이 항렬을 놓고 시비를 하다 주먹 다짐이 벌어졌다. 경찰에서 화해로 끝났지만 요즘도 항렬을 따지는 사람이 있나해서 의아하다.

사연은 이렇다. 아무게 성씨인 이들 중 한 사람은 영(英)자 돌림이고 한 사람은 할아버지 뻘의 종(鐘)자 돌림이다. 종자 돌림의 남자가 “이제부터 할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하자 “내 또래는 다 영자 돌림인데 너 혹시 서출(庶出)이 아니냐”고 비아냥댄 게 화근이 됐다.

영자 돌림의 말이 아주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항렬은 그렇게 단순하게 따질 수 없다. 계파에 관계없이 같은 항렬을 쓰는 성씨도 있고, 계파별로 항렬을 달리 쓰는 성씨도 있다. 항렬은 문중에서 몇개의 자(字)를 쓰겠다고 정해 항렬표의 순서에 따라 대(代), 즉 세(世)별로 쓴다. 몇 대는 무슨 돌림자를, 몇대는 무슨자 그렇게 되어 있다. 어떤 성씨는 그것이 10개인 곳도 있고, 어떤 성씨는 20개 등으로 성씨마다 다 다르다. 그리고 이것을 계속 돌아가면서 쓴다.

왜 같은 또래인데 돌림자가 다르냐는 것인데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만약 조선시대에 어떤 이가 5형제를 두었을 경우 첫째와 막내는 3년 터울만 잡아도 15살 정도 차이가 난다. 14살 전후에 보통 결혼 했으니까 아버지가 54살이라면 큰 아들은 40살이 될 수도 있다.

같은 형제라 하더라도 3~4 세대가 지나면 큰 아들과 막내 자손의 나이 차가 누적되어 많게는 60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 큰 아들 자손은 항렬이 점차 낮아지고(일부 문중에서는 이를 항렬이 높다고 부름) 막내 자손은 거꾸로 항렬 순서 진행이 더뎌 항렬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치니까, 불과 몇 세대 항렬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이때 만약 54세의 아버지가 첩실을 두어 아들을 보았을 경우 본처의 첫째와 첩실 아들은 적어도 40년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이 항렬 순서가 누적되면 같은 또래에서 크게는 증조부모의 항렬까지 차이 난다. 남의 항렬이 어떻게 붙여졌는가 알지도 못하면서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 요즘 방학철을 맞아 성씨 별로 족보 학교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다. 더위를 식히면서 조상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상우 논설위원
이글은 문화일보에서 퍼온글입니다.
기사 게재 일자 2003/08/09 | 기사 저장 시간 11:1

박우춘

[2004/04/21]

반남박씨의역사/반남박씨의고찰/문중항렬 이 온통 한자 인데 한글로도 발음을 써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