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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우

Subject

오언고시(五言古詩), 응복(應福)의 아들 3형제

오언고시(五言古詩)
상촌선생집

박 첨지에 대한 만사[挽朴僉知] 이름은 동망(東望)이다. 첨지 박동망(朴東望)은 대사헌 응복(應福)의 아들로, 형 예조 참의 동열(東說)과 아우 형조 판서 동량(東亮)까지 모두 삼형제였는데, 동망이 광해군(光海君) 7년인 1615년에 성절사(聖節使)로 명(明) 나라에 가던 도중 안주(安州)의 공관(公館)에서 병사했으므로, 신흠이 그에 대하여 만사를 지은 것이다

그대 집의 삼형제는 / 君家三昆季
나에게도 한 형제와 같았는데 / 於我如兄弟
그대는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났으나 / 君生與我同
나이는 일년의 차이가 있었네 / 年紀差一歲
수십 년을 서로 종유하면서 / 過從數十載
정분이 조금도 변함 없었는데 / 義分無隆替
형체는 잊은 지 이미 오래거니와 / 形骸久已忘
회포는 원래 서로 계합되었었네 / 襟抱元相契
요즘엔 어이 그리 오래 못 만나고 / 邇來何間闊
천리 밖에 길이 떨어져 있었던고 / 千里長判袂
지난번 내가 감옥살이할 적에 / 往者吾在圄
그대는 북변을 지키고 있었는지라 / 君方守北裔
다시 만나기를 기필할 수 없어 / 重逢那可必
슬피 바라보며 격세지감만 떠올렸지 / 悵望如隔世
그때 나는 성은 입어 온전히 살아났고 / 生全荷聖恩
그대도 벼슬에서 물러났는지라 / 君亦駕還稅
비로소 한 번 만날 기약을 하고 / 一會始有期
끊임없이 마음으로 늘 생각해오다가 / 脈脈心常繫
갑자기 사신간다는 말을 듣고는 / 忽聞泛漢槎
멀리 생각하며 뚫어지게 바라만 보았네 / 遙憶空凝睇
이제 길을 떠난 지 얼마 안되서 / 辭朝今幾時
갑자기 그대의 부음을 전해 듣고 / 遽報君永逝
즉시 봉주 의 편지를 받아보니 / 卽得鳳洲書
오정이 함께 진동하여 일어나네 / 五情俱震揭
덧없는 인생 본디 달린 곳은 없지만 / 浮生固無蔕
그대 죽음은 어이 그리 잘못되었나 / 君去胡乃戾
형은 병상에 앓아 누웠고 / 有兄病在床
아우는 일찍이 체포당했었네 / 有弟曾被逮
하늘이여 치우치게 재앙을 내리니 / 天乎降割偏
이 이치를 누가 만든단 말인고 / 此理孰分劑
이를 생각하매 말이 순서를 잃고 / 念之失次第
길이 호곡하며 눈물만 떨어뜨리네 / 長號只隕涕
돌이켜 생각건대 천지 사이에 / 回思穹壤間
이 몸만 아직도 허물처럼 남았도다 / 是身猶委蛻
착한 이가 복받는 것 기필치 못하겠고 / 善旣不必蝦
악한 이도 벌받는 것 기필치 못할레라 / 惡又未必悷
현우가 똑같이 무덤 하나만 남나니 / 賢愚共一丘
명의 길고 짧음을 어찌 따질 것 있나 / 脩短那足計
돌아보건대 나는 점차 쇠하고 추해져 / 顧我漸衰醜
세상에 있어 봤자 이미 무용지물인데 / 處世已如贅
건강한 사람도 장수를 못하고 보면 / 健者尙不年
나같은 병자야 응당 쉬 죽으리니 / 朽質知易敝
끝내 자연으로 돌아간 뒤에는 / 畢竟歸大化
실로 억천만년 끝없이 존재할걸세 / 曠劫實無際
멀리 있어 장사에도 못 참여하고 / 天涯負執紼
국경의 길은 하도 멀어서 / 關路苦迢遞
돌아오는 넋을 부르지도 못하노니 / 歸魂招不得
지는 해에 검은 구름만 뭉게뭉게 / 落日陰雲翳

상촌선생집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