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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가의 후예이십니다
또한 오랫만에 접해보는
여불비례 [餘不備禮]
너무나 과찮의 표현이십니다.
제가 살고 있는 청주지역에서는 보통 청주한씨를 대머리 한씨라고들 합니다
저는 어디에 가든지 상당부원군 한명회(韓明澮 )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하곤합니다.
질문하신 오창공 박동량 선생의 기재잡기에서 있는 글입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재잡기(寄齋雜記)는
기재잡기(寄齋雜記)는 조선 중기 문신 박동량(朴東亮 1569~1635)이 야사(野史)와 일기를 편저한 책으로 2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7권 1책의 필사본으로 〈역조구문 歷朝舊聞〉,〈기재사초 奇齋史草〉,〈임진록 壬辰錄〉으로 구성되었다. 〈역조구문〉은 조선초에서 명종대까지의 야사집으로, 중종반정을 비롯한 중종대의 기록이 풍부하고 사료적 가치가 높다. 〈기재사초〉는 일명 〈신묘임진사초 辛卯壬辰史草〉라고도 한다. 1591년(선조 24) 2월 3일에서 1592년 6월 22일까지의 기록으로 현존하는 유일한 사초이다.
〈임진록〉은 1592년 4월 13일부터 8월 말까지의 일록이다. 이상은 〈대동야승 大東野乘〉에 수록되었다. 둘째는 2책의 필사본으로 편자미상이다. 〈기재사초〉에 승지 이덕열(李德悅)이 임진왜란중인 1592년 8월 9일부터 1597년 4월 8일까지의 사정을 기록한 〈이승지은대일기 李承旨銀臺日記〉와 승지 강연(姜綖)이 1592년 5월 6일에서 1594년까지 중요 일록을 초록한 〈청천일기 菁天日記〉를 합친 책이다.
기재잡기 1
세조편
○ 서평군(西平君) 문정공(文靖公) 한계희(韓繼禧)는 유항선생(柳巷先生) 문경공(文敬公) 수(脩)의 손자요, 정승 문간공(文簡公) 상경(尙敬)의 아들이며, 서원부원군(西原府院君) 계미(繼美)의 아우요, 상당부원군(上黨府院君) 명회(明澮)의 재종형이다. 대대로 공이 있고 덕을 쌓아 부귀가 혁혁하였으나 공은 홀로 청렴결백한 지조가 있어 봉급의 수입도 꼭 친척 중의 부모 없는 사람과 홀어미 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때문에 집안이 가난하여 아침 저녁을 나물에다 거친 밥으로 지냈는데 늙어가면서 더욱 힘썼다.
서원(西原)이 민망히 여겨 때때로 보태주었으나 모두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어느 날 상당(上黨)의 집에서 문중 모임을 열었는데 모두들 말하기를,
“서평의 나이가 이미 높은 데도 생활이 너무 검소하고 모든 범절이 초라하여, 보기에 몹시 미안하니 어찌 대책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있느냐?”
고 하였다. 상당이 말하기를,
“이것은 나의 책임이오.”
하고는 곧 아이를 불러 종이를 가져오라 하여 한 장의 문서를 작성하되 그 자리에 있던 친척들의 이름을 연명하고 위에는 공의 청렴 간소한 덕을 서술하였다. 다음에는 문중에서 그를 받들지 못하였던 실수를 적고, 끝에 변변치 못한 것이라 마음에 맞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뜻을 말하고서 곧 흥인문 밖 고암 밑에 있는 논 열섬지기를 바쳤는데, 공이 굳이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그러므로 상당 이하 여러 사람들이 모두 잇달아 일어나고 잇달아 절을 하며 소리를 모아 찬성하여 사세가 중지하지 못하게 된 뒤에야 비로소 받았다. 그러나 조심조심하여 불안해 하는 기색이 완연하였다. 그리하여 늙은이나 젊은이들이 모두 일어나 춤을 추고, 취한 몸을 부축하여 밤에야 돌아 왔으니, 온 문중의 충실하고 순후한 좋은 일이었다. 우리 선대부 외조모가 곧 서평의 손녀인데, 우리 종가의 고암(鼓岩) 밭이 또한 그때에 나누어 받은 것이라고 했다.
○ 오성(鰲城)이 일찍이 말하기를,
“우리 나라의 《오례의(五禮儀)》가 그 규모와 절목이 광대하게 구비되어 곡진하고 자세하게 되어 있다.”
하였다. 그것이 모든 예에 있어 비록 낱낱이 고례(古禮)에 맞는지 알 수 없으나 흉례(凶禮)로 말하면 반드시 창졸간에 생기는 것이니 만약 오례의가 아니었던들 다급할 때에 있어 무엇으로 절충(折衷)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좋은 데가 극히 많아 상식으로서는 미치지 못할 바가 있다. 따라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문충공(文忠公) 신숙주(申叔舟)는 뛰어나고 비상한 인물이라 하겠다.
<원문>
西平君文靖公韓繼禧。柳巷先生文敬公脩之孫。政丞文簡公尙敬之子西原府院君繼美之弟。上黨府院君明澮之再從兄也。累代勳德。富貴赫然。而公獨氷檗自守。祿俸所入。亦必散賑宗族之孤寡者。以此家道涼薄朝夕菜糲。老而愈厲。西原悶之。時時周給。亦皆辭而不受。一日設門會於上黨第。一座咸曰。西平年紀已高。自俸猶儉。服御之疏。觀瞻極未安。盍思所以處之。上黨曰。此吾之責也。遽呼兒取紙來。成一券。列署諸親在座之名。上敍公淸簡之德。次述一門不能奉承之失。末言微物不足稱情之意。遂以興仁門外鼓岩下稻田種十石者獻之。公牢讓不受。上黨以下。且起且拜。齊聲共贊。勢不中止。然後始受之。然其縮踖不安之色可掬也。老少咸起舞。扶醉夜還。可謂一門忠厚之盛矣。先大夫外祖母。卽西平之孫。吾宗家鼓岩田。亦分於此者云矣。
鰲城嘗言。我朝五禮儀。規模節目。廣大該洽。曲盡旁通。其於諸禮。雖不知一一盡合古禮。而至於凶禮。必出倉卒。若非五禮儀。急遽之間。安得有所折衷哉。況善處極多。有非常情所到。仍竊思之。申文忠叔舟。可謂魁傑異常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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