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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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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세평-박희서- 1%의 사랑운동

무등세평-박희서- 1%의 사랑운동
무등일보
2000/12/06 (목)


       겨울의 문턱인 입동이 지난지 달포가 됐다. 소설도 지나고 대설을
     앞둔 요즘의 날씨가 아침저녁으론 제법 쌀쌀하다.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내복걱정을 하는 때가 됐고 뜨뜻한 구들장의 아랫
     목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가로수가 흩뿌린 은행잎들이 포도
     위에 나딩구는 처절한 여름을 밟으며 우리는 추운 겨우살이를 걱정
     해야 한다.

       다행한 것은 올 겨울이 비교적 포근할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다.
     겨울철 추위를 따라 대목을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포근
     한 겨울’은 서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
     ”지만 껴입을 내복걱정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 난방비 부족
     으로 수용자들을 차거운 방에서 보내도록 할 수밖에 없는 시설들은
     ‘포근한 겨울’이 더없는 희소식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무엇보다도 시설에서 생활하거나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겨우살이가 문제다. 시설은 시설대로, 생활이 어려운
     국민들은 국민들 대로 국가가 그들을 돌봐주도록 제도화 되어 있지
     만 그 도움이란 형식에 그치고 있어서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불우 이웃들이 늘고 있다
       한 세기가 저물고 새로운 천년, 곧 2000년을 맞은 첫 세밑이지만
     우리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은 올해도 변함없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어쩌면 오히려 ‘더 추워질 겨울’에 힘겨워하고 있다. 그것
     은 구조조정이다 퇴출이다해서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릴 딱한 이
     웃들이 엄청나게 늘어난데다 어려운 사람들을 찾는 발길이 해가 갈
     수록 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우 시설들에 대한 온정의 발길이 뜸해지는 것은 우리사회가 인정
     이 메마른 이기적인 사회로 흘러가면서 보편화 되고 있다. ‘나’,
     아니면 ‘우리’라고 하는 이기적 사고가 핵가족화와 산업사회로의
     변천과정에서 그처럼 흘러가고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해
     서 불우 이웃들에 대한 어려움을 반드시 성금이나 인정에 호소해서
     해결하자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에 대한 사회복지 문제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 가야
     한다. 국가가 제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선진사회다. 그렇지 않
     고 이웃돕기 성금이나 인정에 호소하여 해결하는 사회는 후진사회요
     잘못된 정책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현실이 국가가 사회복지문
     제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없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지난 94년 이후
     사회복지 분야가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만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요
     원하다.

       한 예로 광주시내 사회복지시설의 김장문제를 살펴보자. 이들 시설
     에 필요한 월동용 김장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광주사회복
     지공동모금회가 시민들을 상대로 성금을 모아 김장을 담가줘야 하는
     형편이 현재의 우리나라 사회복지 시설의 현주소다. 따라서 다른부
     분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필요가 없으리라.

       광주광역시가 지난 9월부터 벌이고 있는 ‘빛고을 시민 1% 나눔운
     동’은 그러한 의미에서 돋보인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각 금융기관에 ‘빛고을 시민 1% 나눔운동’계좌를 개설하고 시민들
     의 성금을 받고 있다. 이 운동은 개인의 경우 매월 소득중 1%를 자
     동이체 형식으로 기탁케 하고 단체나 기업은 월 수입의 1% 또는 급
     여중 1천원 미만의 자투리 돈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전개한다고 한다
     .


       자랑스런 ‘빛고을 시민 1%운동’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나라의 손길이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살
     필 여력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이 일을 추진한 것은 잘한 일이다
     . 이러한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의 이웃들은 아마 이 겨울 내내 가난
     을 탓하며 세상을 원망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광주광역시가 벌인
     이 운동은 행정기관만이 아닌 민간단체로도 확산되어야 한다. 기업
     들이 참여하고 시민들이 참여할때 ‘아름다운 광주’, ‘빛고을 시
     민’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구약성서 레위기서에는 이러한 말씀이 있다.
       “너희 땅의 곡물을 벨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말며 떨어진 것
     을 줍지말고 그것을 가난한자와 객(客)을 위하여 남겨두라.”(레
     23:22)

       곡물을 베면서 밭 어귀까지 다 벤다거나 밭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
     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힘 있는자와 힘 없는자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이 땅에서 밭 주인의 몫이 아니라 땅이 없어 농사마저
     못짓는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깊어 가는 세밑, 추워져
     가는 이때 ‘밭 모퉁이 곡물’이나 ‘땅에 떨어진 이삭’이 “네
     것이 아니라”는 성서의 가르침을 가슴깊히 새겨야 할 것 같다.

       무들일보 상임고문·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