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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각, 고문서 특별전 개최 (연합뉴스)

장서각, 고문서 특별전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영남과 근기(近畿)지방을 각기 대표하는 두 명문가의 고문서를 모은 특별전시회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관장 문옥표)에서 오는 14일 개막된다.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회에는 장서각에 관리가 위탁된 10여 가문의 고문서 5만여점 가운데 경북 안동지역 고성이씨 임청각(臨淸閣)과 경기 의정부지역 반남박씨 서계(西溪)가문 고문서가 선보이게 된다.

고성이씨는 고려 후기의 명재상이자 서예가로 이름 높은 행촌 이암의 후손으로 15세기 중기 경북 안동지방으로 낙향한 가문이다. 이후 고성이씨는 임청각과 반구정 등 대저택과 정자를 건립했으며, 지역 사족(士族)으로 기반을 다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광산김씨.풍산유씨.의성김씨 등 영남 명문가와 통혼(通婚)하며, 퇴계학파의 핵심을 형성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이 집안 고문서는 99칸 규모의 사대부 저택이자 독립운동가인 석주(石洲) 이상룡(李相龍)의 생가이기도 한 임청각(보물 182호)에 소장돼 있던 것들로 각종 분재기(分財記. 재산분배 문서)와 저술, 글씨 등이다.

반남박씨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학자인 서계 박세당(朴世堂)의 후손가로 근기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중 하나로 꼽힌다. 원래 서계 가문은 대대로 서울에 있었으나 1668년 서계가 양주 수락산 석천동(石泉洞)으로 옮기면서 근거지가 바뀌었다.

원래 석천동은 서계의 아버지인 박정이 인조반정에 참여한 공로로 받은 땅이 있던 곳으로, 서계는 이곳에서 후진 양성에 주력함으로써 대표적인 근기 명문가로 자리를 굳혔다.

서계가문 고문서는 관직과 관련된 교령류와 서화 관련 자료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교령류는 박정-박세당 부자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이들 두 가문 고문서는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장서각에 위탁돼 있다. 이들 위탁 자료는 서계가의 경우 고문서 384점.성책고문서 87점.고서 87책이며, 고성이씨는 5천여점에 달한다.

연합뉴스 2003년 03월 10일 (월) 10:17 taeshik@yna.co.kr 에서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