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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남박씨 집안에 보낸 정조어찰 공개

반남박씨 집안에 보낸 정조어찰 공개

기사입력 2011-09-30

무신년 7월7일 박윤원에게 보낸 정조의 편지

국립고궁박물관, 64통 국역 자료집 발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선의 국왕 정조가 후궁이자 순조(純祖)의 생모인 유빈박씨(綏嬪朴氏. 1770~1822)의 친정 식구들에게 보낸 편지 64통이 발굴, 공개됐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경매 등을 통해 입수한 정조어찰첩에 수록된 편지 모두를 국역한 도록 식의 자료집 '정조어찰'을 발간했다고 30일 말했다.

정조어찰은 심환지(沈煥之)와 채제공(蔡濟恭) 등의 신하들에게 보낸 편지와 외가인 풍산홍씨(豊山洪氏) 집안에 보낸 편지 등이 일부 공개된 적이 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편지들은 분석 결과 수신자가 창동에 사는 유빈박씨의 백부(伯父)인 박윤원(朴胤源. 1734~1799)과 부친 박준원(朴準源. 1739~1807), 그리고 박준원의 장남인 박종보(朴宗輔. 1760~1808) 등으로 나타났다. 모두 반남박씨(潘南朴氏) 일가다.

정조어찰첩

편지 중 일부에만 작성 일자가 기록됐지만 내용을 보면 정조가 유빈박씨와 가례를 올린 1787년(정조 11)부터 1797년(정조 21) 이후까지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나아가 정조가 편지를 봉투에 봉하면서 한 서명(署名) 중 본인의 이름 글자를 변형해 만든 이른바 착명(着名)이 유일하게 이번 어찰집에서 발견됐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한 정조어찰은 두 종류로 구성된다. 하나는 표지에 '정묘어찰첩'(正廟御札帖)이라는 1권짜리 묶음이며 다른 하나는 상ㆍ하 2책으로 아무런 표제가 없는 모음집이다.

박물관은 "이들 편지에서는 정조가 유빈박씨의 친정 식구들에게 선물을 보내며 안부를 챙기는 다정한 모습과 당대의 저명한 학자인 박윤원과 지속적으로 서신을 교환하며 경전과 주역의 의미를 묻고 논하는 학자적 군주로서의 면모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