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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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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판관공후 박세우 님께 선조와 시조에 대한 의견

찬호님, 흥분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생각해 봅시다.
찬호님의 말씀대로 말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느 개인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그러나 지금 문제의 초점이 되어있는 시조(始祖)라는 어휘와 선조(先祖)라는 어휘는 아직까지 한국어를 쓰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의미로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휘의 의미란 모름지기 사용하는 사람들간의 약속과 같은 것이므로 제 마음대로 의미를 바꾸어 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므로

"이세상이,   이론데로 원칙데로 흘러가고 있나요
이론도 좋고 원칙도 좋으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데도 흘러가는 것이 세상만사 아닙니까."

라든가

"세우씨는 선조 호장공이라고 하세요
나는     시조 호장공이라고 할테니
나보고  선조 호장공을 강요하지 마시고
쓰고 싶은데로 씁시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비유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가령 10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7+8의 답이 무엇인지를 찾는데, 8명의 아이들이 16이라고 답하고 2명의 아이만 15라고 답을 했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정답이 16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찬호님의 말씀대로라면 이 세상에는 이론도 원칙도 필요 없는 것처럼 될 가능성이 많아지는데 이것은 좀 납득하기 어려운 생각이 아닐까요? 만약 "쓰고 싶은데로" 쓰게 되면 아마 초등학교 국어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못 받겠지요? 우리(한국인)는 언어와 문자 생활상의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지요.
시조와 선조의 구별은 우리의 약속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곧 찬호님께서 호장공을 "시조"라고 표현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세우님의 편을 드는 것도 아님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그리고 참으로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타인의 논지를 반박할 때는 정확한 자료(증거)와 일관성 있는 논리에 의거해야 하며 또한 토론의 예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내가 내 마음대로 하는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라는 태도는 이 경우에 해당이 안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런 태도라면 대화나 토론 자체가 무의미 하겠지요. 이 세상은 결코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며 또 그렇게 살 수도 없고 그렇게 살아서도 안되는 곳이지요. 제 말씀이 혹 찬호님의 비위에 거슬렸더라도 널리 양해하시기를 삼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