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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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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시조와 선조에 대하여

hangaram님, 감정이 실린 상대방의 논지를 반박하시면서 자기자신이 감정에 휘말리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숨을 깊게 세번 쉬고 우리 다시 차분하게 생각해 봅시다. 호장공을 "시조"로 칭할 것이냐 "선조"로 칭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결국 (1) 계해보을 따르자는 견해(즉 "선조")와 (2) 반남박씨편람을 따르자는 견해(즉 "시조")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요약되겠습니다. 말을 바꾸면, 전자는 윗대 어른들의 사용법을 따르자는, 말하자면, 전통을 고수하자는 견해이고 후자는 현재의 사용법을 따르자는 견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두 견해가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전통을 따르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고 현재의 용법을 따르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먼저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한국어사전이라고 볼 수 있는 국립국어연구원편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살펴 봅시다. (참고: 사전의 정의는 오늘날 우리 한국인들의 언어생활을 반영한 것이므로 현재의 의미를 살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시조(始祖): 1. 한 겨레나 가계의 맨 처음이 되는 조상. (중략) 2. 어떤 학문이나 기술 따위를 처음으로 연 사람. (하략).
선조(先祖): 먼 윗대의 조상.

위의 정의에서 나타나듯이 시조의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조는 단수적 개념인 반면, 선조에는 그런 단수적 개념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박혁거세 임금님이나 호장공께서는 모두 우리의 "선조"가 될 수 있겠지요. 문제는 "시조"라는 호칭인데, 시조란 "맨 처음의 조상" , 즉 "초대(初代)의 선조"를 의미하므로 박혁거세는 박씨의 시조가 되겠습니다.(이와 관련된 논의는 아래 자유게시판의 글(승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는 호장공의 경우, "시조"라는 호칭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지요. 만약 호장공께서 하늘에서 내려 오셨다거나, (박혁거세처럼) 알에서 나오셨다거나, 또는 먼 타국에서 한반도로 들어오셔서 새로운 성씨로 가문을 세우셨다거나, 또는 임금님으로부터 사성하여 새로운 가계를 창도하셨다면 두말할 것 없이 "시조"가 되시겠지요.
   그러나 호장공께서 반남박씨의 "시조"가 되시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윗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옛 어른들께서도 익히 알고 계셨던 일입니다. 만약 지금이라도 호장공의 윗대(예, 父, 祖 등)가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여전히 호장공은 반남박씨의 "시조"가 되실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서, 박씨의 시조(박혁거세), 도정공파의 시조(도정공), 남곽공파의 시조(남곽공), 고려의 시조(태조 왕건) 등은 불변의 개념이지만, 반남박씨의 "시조"는 가변적(可變的)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호장공 윗대가 쉽게 밝혀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따라서 호장공을 시조가 아닌 선조로 호칭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에게도 전통적인 근거외에도 위와 같은 개념적 근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양지하시는 것이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만을 고려한다면 호장공의 윗대를 알 수 없으니 반남박씨 족보(세보)에 나오는 최초의 선조는 호장공이므로 "시조"라는 호칭을 쓴다고 해서 그리 큰 잘못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함께 해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호장공을 "시조"라 칭할 것이냐 "선조"라 칭할 것이냐는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통에 무게를 두느냐 현재의 상황에 무게를 두느냐의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신 분들께서는 끝 없는 논쟁만 벌이실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고 각각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이번 새로운 세보에는 시조와 선조에 대한 상기의 서로 다른 견해를 피력하고 각기 나름대로 일리가 있음을 분명히 한 다음,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호장공 선대를 확실하게 고증할 길이 없으므로 호장공을 반남박씨의 시조라 칭하기로 한다" 라고 서술해 두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만..... 종중 어르신들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추기: 감히 외람되이 한 마디 부언코자 합니다. hangaram님께서는 이 문제를 거론하시면서 지역과 관련되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의도하셨던 의도하지 않으셨던 간에 논지와는 아무 상관 없는 지역을 끌어들이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종원들간에 반목과 불신은 물론 "패"를 가르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사오니 우리 모두 조심하면서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토론이 감정적 비방으로 상승하지 않도록 다같이 노력합시다. (제가 무례하였다면 양해을 앙망하옵니다.) 감사합니다. 24세 승주 근서.

박찬무

[2007/02/21]

승주 대부님 항상 홈페이지에 많은 관심과 참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사라도 드리고져 합니다 연락한번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16-465-3817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