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비방의 글, 욕설, 타인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글, 미풍양속에 저촉 글, 상업적 광고 글,
홈페이지 성향에 적합하지 않는 글은 운영상 임의로 삭제될 수 있으니 양지 바랍니다.

Name


	승주

Subject

[re] 시조와 선조 변별 소고 ,전북지회장 은서(남곽공후)

   반남박씨 관련 웹싸이트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시조"와 "선조"의 어의(語意)에 대한 논란은 이제 식상할 수준에 이른 것같기도 하지만 간단없이 이 문제가 등장하여 이런 저런 오해(?)를 일으키는 듯하여 몇 마디 첨언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웹싸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대체로 호장공을 반남박씨 "시조"로 호칭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가 우세한 것 같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도 이 견해에 동의합니다. 따라서 은서 족질께서 여러가지 예를 들어 "시조"와 "선조"에 대한 논의를 상세히 하셨으므로 그에 대한 사족은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고려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호장공을 "선조"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에게는 약간의 근거를 제공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선 박혁거세를 (모든) 박씨의 "시조"라고 칭하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에 의하면 알에서 나오신 분이므로 그 분의 윗대(부, 조 등)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박혁거세를 박씨의 "시조"라고 표현하는 데는 아무런 이의가 있을 수 없지요. 다음으로, 반남박씨중 남곽공파의 "시조"는 남곽공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남곽공파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한 남곽공파의 시조는 남곽공이 될 수밖에 없지요. 남곽공께서는 남곽공파의 최초의 인물이시니까 말입니다. 물론 남곽공께서는 박혁거세처럼 알에서 나오신 분은 아니므로 윗대 어른들이 계시지만 남곽공 윗대는 이미 남곽공파가 아니므로 남곽공파의 "시조"가 될 수 없지요. 이것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므로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자, 그런데, 호장공을 반남박씨의 "시조"라고 호칭하는 것은 위의 경우와 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이런 상상을 해 봅시다. 호장공 휘 응주께서 자손들을 불러모아 놓고 "자, 나를 시작으로 하여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은 반남박씨로 하자."라고 선포(?)하셨다고 상상해 봅시다. 혹은 이런 저런 이유로 호장공 당시의 나랏님께서 "반남에 거주하는 박응주는 나라에 공을 많이 세웠으므로 모든 박씨중에서 특별히 반남박씨라 칭하게 하노라."라는 교지를 내렸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 두 가지 예와 같은 경우에는 호장공께서 명백히 반남박씨의 "시조"가 되겠지요.
   그러나 호장공께서 반남박씨의 "시조"가 된 것은 밀직공 휘 수의 계축호적에 따라 선대를 추적할 수 있는 상한선이 호장공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만약 앞으로 깊은 연구를 통해 호장공의 윗대(예, 부, 조 등)가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럴 경우에도 우리는 계속 호장공을 반남박씨의 "시조"라고 칭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만약 이 웹싸이트의 운영자이신 찬무 족손께서 발견하신 박중달이라는 분이 반남박씨라는 것이 (확실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다면 그 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요? 호장공을 여전히 반남박씨의 "시조"라고 해야 할까요? (판단은 여러분들께 맡기겠습니다.)
바로 이점이 박혁거세나 남곽공과는 다른 점입니다. 박혁거세는 앞으로도 영원히 박씨의 "시조"로 남아 계실 것이고 남곽공께서는 세세년년 변함없이 남곽공파의 "시조"라 호칭될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호장공의 윗대가 밝혀지기는 어렵겠지만) 호장공을 반남박씨의 "시조"라고 칭하는 것은 가변적(可變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호장공 윗대가 밝혀진다면 호장공께서는 "호장공파"(현재의 반남박씨)의 "시조"로 호칭될 수는 있겠지요.)
    혹 좀 과도한 추측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부 선대 어른들께서 (족보에) 호장공을 "선조"로 표기한 것이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 본의는, 호장공을 "선조"로 호칭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소수 의견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현재 우리 반남박씨의 전체적인 상황에서 호장공을 반남박씨의 "시조"라고 부르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고구려의 시조, 신라의 시조, 고려의 시조, 박씨의 시조, 남곽공파의 시조, 서계공파의 시조, 성리학의 시조 등에서 사용하는 "시조"와는 그 자격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사설이 너무 길어졌군요. 한번더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는 뜻에서 드린 말씀입니다. 송구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24세 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