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초를 하다 벌을 만나면 ‘이렇게 하라’는 지침이 있을 정도로 올해는 유난히 벌이 많다” “○○사단은 전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합동 차례를 지내고 영내 무연고 묘를 벌초하는 행사를 치렀다” “부모님의 산소에 사초하려고 하는데 절차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처럼 ‘금초, 벌초, 사초’라는 말을 종종 쓰지만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다.
‘금초’는 ‘금화벌초(禁火伐草)’의 준말이다. ‘금화벌초’란 불을 조심하고 때맞춰 풀을 베어 무덤을 잘 보살핀다는 뜻이다. 무덤에 불이 나면 조상님에 대한 욕보임은 물론 후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벌초(伐草)’는 무덤의 풀을 깎아 깨끗이 한다는 의미다. 추석 전에 무덤의 풀을 깎는 일은 ‘벌초’로, 한식 때 하는 벌초는 ‘금초’로 보는 게 타당하지만 구태여 두 단어를 구별해 쓸 필요는 없다. 현행 표준국어대사전에 ‘금초’란 단어는 아직 표제어로 등재돼 있지 않다.
‘사초(莎草)’는 흔히 ‘잔디’를 뜻하기도 하지만, 무덤에 떼를 입혀 잘 다듬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간단히 말해 ‘벌초’는 잡초를 제거하는 일, ‘금초’는 아예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는 행위, ‘사초’는 무덤을 보수·손질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